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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TS 장르는 왜 몰락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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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모래먼지 쪽지보내기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691회 작성일 18-12-30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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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자극적인 제목이지만 그저 저의 생각일 뿐이니 가볍게 읽어주세요.

RTS란 장르는 어렵습니다. 다른 장르라고 쉽다는 건 아니지만 이 장르만의 특성이 있어요. 플레이어에게 멀티태스킹을 요구한다고 할까요? 예를 들어 어렵기로 소문난 액션 게임인 다크소울 시리즈 - 저도 꾸준히 즐겨왔습니다만 - 가 아무리 어려워도 RTS 멀티 한판 뜨는 것보단 스트레스가 덜하다고 생각합니다.

액션은 아무리 어려워도 한 순간의 상황에만 집중하면 됩니다. 게임의 판도를 예측할 필요도 없고 적의 동태를 수시로 살필 필요도 없고, 좀 심하게 말하면 말초적인 집중력을 발휘하면 됩니다. 하지만 RTS는? 전혀 다르죠. 워해머 4k 2편처럼 전략에서 전술로 영역을 좁혔다 해도 여전히 플레이 내내 상당한 집중력을 요구하고 피로감을 줍니다.

조금 다른 얘기지만 최초로 E-스포츠와 된 장르가 RTS고 두번째가 AOS인데 AOS가 액션성과 더불어 전략성을 겸비하고 있다는 점은 흥미롭네요.

어쨌든 RTS 장르 자체가 진입 장벽이 높은 만큼 개발사들은 최대한 장벽을 낮출 시도를 했어야 했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로 흘러간 것 같아요. 물론 개발사들은 장벽을 낮출려고 한 거였겠지만 결과는 반대로 흘러걌죠. 얘를 들어 워해머 4k 2편 같은 경우, 저는 전략에서 전술로 폭이 좁아졌다라고 생각합니다. 워해머 4k 1편도 이미 동시대 다른 작품들에 비하면 상당히 적은 유닛제한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나마 분대제라 화면상으로는 그렇게 적어 보이지 않았지만 2편부터는 분대의 부대원수가 팍 줄어서 그야말로 전략보다는 전술이라는 느낌을 주었었죠.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해서 진입장벽이 낮아졌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았다는 겁니다. 게임의 규모를 줄이는 대신 속도를 빠르게 했는데, 해도해도 너무 빠르게 해버렸죠. 초반에 RTS가 어려운 이유가 멀티태스킹 때문이라고 했는데, 전략에서 전술 규모로 내려온다고 해서 멀티태스킹의 부담이 딱히 줄어든 것도 아니면서 속도만 더 빨라져버렸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즉 진입장벽을 낮출려고 했지만 더 높아져 버린 거죠.

즉 진짜 문제는 멀티태스킹 보다는 속도였다는 라는 것이 제가 말하고 싶은 바입니다. RTS 장르 초창기 시절에는 싱글 캠페인 위주였고, 게임 속도도 그리 빠르지 않았습니다. (조절 가능했으니까요.) 즉 복잡하고 어렵지만 (액션 장르에 비해) 세이브/로드를 반복해서 시도할 수 있었고 속도도 조절 가능했기에 생각이 좀 느린 사람들도 충분히 즐길 수가 있었던 것이죠. 바로 저 같은 사람 말이죠.

하지만 RTS 장르가 발달할수록, 멀티플레이가 진리로 받아들여지던 시대가 있었습니다.사실 이건 전 장르에 같이 나타났던 현상이지요.  FPS 장르에서도 싱글은 아예 없이 멀티만 있는 게임이 나오기도 했었구요.

그러다 보니 안그래도 어려운 장르인 RTS는 더 어려워졌습니다. 싱글 플레이처럼 세이브/로드 신공도 쓸 수 없고 패턴을 파악할 수도 없게 되었죠. 결국 이 장르에 잘 적응한 사람들 말고는 제대로 즐길 수가 없게 되버린 것입니다. 저처럼 동시에 여러가지를 빠르게 계산 못하는 사람은 멀티를 해봐야 스트레스만 받게 되버린 겁니다.

그러나, 멀티 플레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결국 게임의 설계죠. 그 당시의 멀티플레이를 위주로한 설계 자체가 승패라는 너무나 편현합 요소만으로 재미를 주었던 게 문제였던 것입니다. 이기면 극도의 쾌감을, 지면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는 구조로 가바렸던 겁니다. 그나마 FPS 장르는 액션 자체가 주는 쾌감이 있으니 좀 낫지만 RTS는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드는 정신적 피로가 워낙 높은데 비해 플레이 자체가 주는 보상은 별로 없었다고 기억합니다.

이겨도 져도 재밌어야 하는데, 이기면 재밌고 지면 재미없는 구조로 가버린 거죠. 그런데다 장르 특성상 진입 장벽이 높았고요. (진입장벽이라기보단 장르에 대한 적성 요구도가 높았죠.) 그런 면에서 제네럴의 2차 자원을 저는 굉장히 좋아합니다. 진입장벽을 낮춰주면서 대규모 물량에 의한 화끈한 플레이를 가능하게 해줬다고 생각하거든요.

각설하고...앞으로 RTS 장르가 다시 부흥하려면 이겨도 재밌고 져도 재밌는, 승패 여부를 떠나서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는 게임읆 만들어야 된다고 봐요. 해보진 못했지만 닌테도의 '스플래툰' 시리즈가 그런 평을 받고 있더군요. 적과의 1:1 전투에서 이기지 못해도 팀에 공헌할 수 있기에 액션에 서투른 사람도 즐길 수 가 있다고요. 이와는 다른 형태가 되겠지만, RTS도 이기고 지고를 떠나서, 계산이 빠른 사람이나 느린 사람이나 부대를 꾸리고 지휘한다는 장르 본연의 재미를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나름 오랜 시간 느껴왔던 것들을 써봤는데 글이 아주 어수선합니다. 가능하면 좀 더 잘 정리해서 다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보충 : 액션 장르에서도 멀티전용 게임이 다수 시도되었던 시절에도 성공한 게임은 팀포트리스등 극소수였고, 결국 그 시절의 고티 상을 휩쓴 게임들은 배트맨:아캄 수용소와 콜오브듀티등 싱글 플레이가 탄탄한 게임이었지요. 이는 멀티플레이가 나빴다는 게 아니라 멀티플레이 전용게임들이 게임 본연의 재미보다는 승패에서 비롯되는 말초적인 감정에 너무 의존했던 결과가 아니었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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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고슴도치님의 댓글

고슴도치 쪽지보내기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뭐 딱히... 국내만 놓고 보자면 다수의 사람들이 RTS보다는 RPG나 리그 오브 레전드같은 것에 더 재미를 느끼고 예전에 RTS의 부흥시기 때 돈주고 안사고 하도 복돌이 짓들을 많이해서 회사들이 다 망해서 그런 것 아닐까요... RTS는 이제 소수의 메니아들만 즐기는 형국이 되었죠... 결국 이렇게 될만하니 이렇게 된 것 아닐까요.. RTS 마니아로서 현실이 아쉽지만 어쩌겠어요... 이게 현실인 것을... 받아들여야죠.. 저는 그냥 라이벌즈 재미있게 하고 있고... C&C 리마스터 되는것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렇게 욕을 많이 처먹은 EA한테라도 C&C 브랜드가 팔린 것이 잘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이름없는자님의 댓글

이름없는자 쪽지보내기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려운 과제네요. 사실 손 싸움보다도 머리 싸움에서 진짜 차이가 나는 장르의 특성상 어떻게 '즐기는' 재미를 끌어낼 수 있을지 당장 떠오르는 게 없군요. 저는 어떤 창작물에서든 스토리를 중시하는 성격이라, 싱글 플레이가 탄탄한 작품들이 다시 시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진짜 문제는 복잡한 게임이 더 이상 현대인의 입맛에 안 맞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이머들이 RTS라는 장르 자체에 크게 흥미를 보이지 않게 된 거죠. 지금 전략 시뮬레이션이 다시 부흥하려면 아예 장르의 특성을 탈피하는 수준의 신선한 도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모래먼지님의 댓글의 댓글

모래먼지 쪽지보내기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장르 특성을 유지하되 스트레스 요소만 줄여줘도 괜찮을 거 같아요. 피로도를 줄이고 여유있게 플레이하면서 전투를 화끈하게 즐길 수 있는 그런 쪽으로요. 미세한 컨트롤 보다는 물량 위주로, 생산건설등은 빠르게 하되 전투는 좀 느긋하게해서 상황을 파악하고 즐길 수 있게 말이죠.

Fedaykin님의 댓글

Fedaykin 쪽지보내기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AI가 발달해서 사용자의 수준에 맞는 아슬아슬한 경기를 제공해주는게 일반 RTS게임에 탑재가 가능해지면 가능성이 있지 싶습니다. 지금처럼 난이도 조절한다고 컴퓨터한테 어이없는 보너스를 주는 식의 AI로는 사람드링 불합리 하다고만 느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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